[영상] 스키점프 선수들도 두려워하는 '하늘길'

2019-11-04 2

2018년 동계올림픽의 경기장으로 활용될 스키점프대를 다녀왔습니다. 바로 알펜시아리조트의 스키점프대입니다. 지난 2006년 착공해 2009년 준공했구요. 800만명이 관람한 영화 '국가대표'의 촬영지로 주목을 받았던 곳입니다.

지난 4월부터 일반인에게도 스키점프대가 공개돼 '고소공포증'만 없다면 한번 다녀올 만 합니다. '엄지 척' 들어올립니다. 요즘처럼 더울 때 한번 올라서보면 바로 오싹해집니다. 주변에 풍력발전소도 보이고 '양떼 목장'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스키점프대 위쪽 전망대에서만 관람이 가능했었죠. 스키점프대는 선수 전용이기 때문에 공개가 쉽지 않았지만 이번 공개는 올림픽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합니다.

스키점프는 바람에 무척 민감한 종목인데요. 대관령은 유독 바람이 센 곳이라 스키점프대에도 추가로 방풍벽을 설치한다고 합니다. IOC 지적사항이라 안 할 수도 없는데 방풍벽 설치 비용만 2~300억원이 든다고 하네요.

스키점프대는 K98, K125 두군데 입니다. 그런데 K는 무슨 뜻일까요? 어떤 분은 KOREA의 약자 아니냐고 하던데요. K포인트는 임계점을 뜻하는 독일어 크리티슈 포인트(Kritisch Point)의 약자입니다.

K98의 경우 98미터를 날아야 기본 점수를 받고 더 날아가면 가산점을 받습니다. 당연히 K125의 경우는 적어도 125미터를 날아가야 기본 점수를 얻을 수 있는거겠죠.

타워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로 2층에 오른 후 K98 스키점프대의 스타트라인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공중에 떠 있는 통로인 하늘길을 이용해야 한다.

격자 철근으로 밑이 숭숭 뚫려 있는 통로는 투명강화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크'와는 또 다른 긴장감을 줍니다. 밑이 뚫려 있어야 눈이나 얼음이 쌓이지 않아 선수들이 이동중에 미끄러지지 않겠죠?

그런데 이 하늘길이 선수들에게는 말그대로 '공포의 길'로 통한다고 합니다. 강심장인 선수들도 유독 이 길을 걸을 때 가장 떨리고 두렵다고 입을 모은답니다. 밑에 구멍이 뚫려서 그럴까요?

그게 아니고 지난 4년동안 이 자리에 서기 위해 피땀 흘린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때문이고, 조그마한 실수라도 한다면 또 4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더 떨린다고 합니다.

제가 하늘길을 직접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었는데요. 선수들의 심정을 같이 한번 느껴보시죠 ㅎ